전차에서 트러블

  • LV 1 천지선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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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01.19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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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때에는 전차를 타고 다닐일이 거의 없었고
전에 5년다닌 직장때에는 항상 빈자리가 있을정도로 승객이 많이 타지않는 선을
이용하다보니 의외로 전차매너에 대해서 크게 생각해본적이 없는것같습니다.
전직을하고 지금은 꽤나 북적거리는 JR선을 이용하고있는데,
불과 며칠전 전차안에서 트러블이 있고나서 전차 실내에서의 예의와 질서에 대해 생각을 해보게 되였습니다.

내가 타고 다니는 전차는 출입문가까이의 좌석은 2명씩 무릎을 맞대고 마주앉게되는 4인석인데
그날도 자리가 나는대로 앉다보니 4인석중의 한 좌석에 앉게되었습니다.
오오사카역에 도착하여 많은 승객들이 내리고 다시 다른 승객들이 오르고하는데
이때에 오른 한 남자승객 한명이 내 맞은편 좌석에 앉으려하다가 내 발을 콱 밟는것입니다.
상황으로 보면 이때 나는 다리를 꼬고 앉아 책을 읽고있었고,
다리를 앞좌석까지 쭈욱 뻗은것도 아니였고 또 그닥 복잡하지도않았는지라
공간상으로도 발을 밟힐정도가 아니였기때문에 조금 이상하기는 했습니다만은
인차 발을 바짝 거둬들이고 그냥 하던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그 승객은 미안하다는 말도 없이 내 맞은편에 철퍼덕 앉았고 ,
약간 재수는 없었지만 그래 뭐 어쩌다 그럴수도 있겠지하고 대수롭지않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한 몇분지나서 갑자기 이노메 아저씨가 아이 이건 뭐야 하더니
난폭하게 내 발을 확 걷어차는것입니다.
아프다기보다 너무 갑작스런 일이라 깜짝 놀란내가 본능적으로
“지금 내 발 걷어찬겁니까” 라고 했고,
나를 빤히 쳐다보더니 “あ~そうですか。すみませんね~”라고 하는데
그 의기양양한 얼굴엔 미안한 기색이라고는 전혀 찾아볼수가 없었고 눈빛은 분명 “그래서 뭘”라고 말하고 있었습니다.

순간 뭐 이런 개쉘기가 다있나라는 생각이 들었지만은
화를 누르고, 그럼 왜 걷어차셨는지 얘기나 들어봅시다했더니,
“あんた頭おかしいでしょう。普通足を組みますか。マナーでしょう”라고 하는겁니다.
아 그러니까 이분은 전차에 올라탔을때
전차실내에서 다리를 꼬고 앉은 사람이 있다는 사실에
マナー違反이란 이름하의 정의감에 불타올라 크게 눈에 거슬렸던 모양입니다.
처음에 발을 콱 밟아버린건 아마도 일부러였을지도.

난 무의식적으로 다리를 꼬고 앉은거지만 그렇다면 방해가된다고 말로 하면 되지
타인의 발을 난폭하게 걷어차는거는 매너입니까라고 했지요.
그랬더니 “変な人ですね。頭おかしいでしょう”라는 말만 반복하는겁니다.
딱 보니 레스토랑복무원한테나 큰소리를 치는 아저씨타입으로 대화로는 안되겠고...
알코올 냄새가 나고 변태일지도 모르는 이 일본인을 잘못 건드렸다가 완전 똥밟게 되면
더 큰 손해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웃으며 그랬습니다
“変なおじさんですね”.
그러고 말았습니다.
그쪽에서는 계속 뚫어져라 나를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그래 쳐다볼테면 봐라...

뭐...그럴려고 말았는데…
최대한 냉정하고 어른스럽게 대처를 했다고 생각했지만
이게이게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웬 낯모를 나그네한테 밟히고 채우고한것같은게 밸이뿔어나서 도무지 견딜수가 없는것입니다.
가슴속에서 불덩이같은게 우글우글 치솟으며 난 내가 남자였으면은
레알진심 망설임없이 주먹으로 면상 둬대쯤은 갈겨놓았을거라는 생각을 수도없이 했습니다.
그렇게 최대한 침착하게 심호흡을 하면서 교또역에 도착했는데
자리에서 몸을 일으키는 순간 그만 가까스로 누르고 있던 불덩이도 함께 한꺼번에 치솟는 바람에…
본의절반타의절반 난 젖먹던힘까지 다 빼서 그 아저씨 발을 밟아버리고있었습니다.
뭐.. 쉽게 말해서…나도 똑같이 짐승이 되어버린거지요… 자랑할 일이 못됩니다.
그러자 그 아저씨가 뒤질세라 맞발길질을 했는데 그게 면바로 내 발목에 맞았습니다.
이때 차에서 내릴 준비를 하려던 승객들의 눈길이 이쪽으로 쏠렸고 나는 완전 화가 나있었습니다.
가방을 벗어서 면상에 확 박아주고 싶었고 정말 내가 남자가 아니라는 사실이 막 억울해질정도였지만
내가 힘으로 남정네를 어떻게 이기겠습니까. 그래서 머리를 굴렸습니다.
그리고 큰소리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あなた今私の足を触ったんでしょう!警察呼びます!”
사실 틀린말은 아닙니다. 발로 차건 손으로 만지건 내 몸에 닿은것은 사실이니까말입니다.
경찰을 불러 폭행죄로 고소해버리려했던것도 진심이였습니다(고소가 될지는 또 다른 문제지만)
많은 사람들의 쌀쌀한 눈빛이 일제히 그 사람을 향했고
“何言ってんの” “あなた頭おかしいやろう”라며 버버벅거리기 시작했습니다.
거기다가 내가 한마디 더 했습니다.
”あなた、女子が力が弱いからと言って黙っていると思ったんですか。あなたはクズですよ!”.
옆에 사람들이 나한테 “大丈夫ですか。駅員呼んできましょうか”라고하고”最低なやつ”라고 욕하는
소리도 들리며 기고만장하던 이 아저씨는 꼬리를 내리고 완전히 겁먹은 얼굴로 얼어버렸습니다.
아마 전차에서 내릴때까지 뜨거운 눈총을 받으며 갔을겁니다.

내가 일본생활 7년, 처음으로 일본인과 트러블이 생긴 사건입니다.
사실 냉정히 생각해보면은 처음부터 내가 전차를 탈때 조금 더 타인을 배려하는 생각을 갖고
다리를 꼬고 앉지않았더라면 생기지 않았을 트러블이였습니다.
전차실내는 어떻게보면은 일본에서 가장 예의와 질서를 지켜야할곳이라고 할수 있는데
로마에 와서 로마법을 잘 따르고 있다고 나름 생각하고 있었지만
그래도 내공이 좀 부족하지않았나싶었습니다.
가끔 일본인들의 迷惑문화는 불필요할정도로 굽석굽석 친절하다보니
아주 매뉴얼같이 형식적이 되어버려 가식적으로 느껴지는 부분에는
거부감이 들때가 있는것도 사실이지만 그런 좋지않은것들은 외면하고
자아를 지켜가면서도 좋은것들은 잘 녹여서 쓰기좋게 다듬어갈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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